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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후기] 태안 봉사활동 잘 다녀왔습니다.

구기자포유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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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구기자포유 일을 하루 쉬기로 하고 전 직원이 함께 태안엘 다녀왔습니다.

 

태안 기름사고 뉴스를 본 이후, 계속 마음이 좋질 않았는데,

며칠 고민을 하다

고객님들께서도 이해해 주실것이라 믿고

결국 회사영업을 하루 쉬고, 배송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직원들과 함께 다녀온 것입니다.

 

다녀와서

굳이 저희 고객님들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가능하시다면,

한번쯤 다녀오십사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뉴스 등 TV에서 보는 것 보다 몇배 이상으로 더 심각하더군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기 때문에

바닷물에 큰 기름덩어리도 없어졌고

항구, 해수욕장 등의 연안에도 어느정도 기름이 제거되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TV 뉴스에서는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강조하기 위해

빠른 시간안에 회복을 이루어 가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일 뿐,

현장에서는 아직도

엄청난 기름과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작은 기름(타르) 덩어리들이 연안으로 밀려오고 있는 것은 물론,

 

*차가 닿지않는, 해수욕장이나 항구로 개발되지 않은 자연연안에는 기름이 그대로 쌓여 있는 실정이고,

 

*바닥의 표면부분은 사람들이 계속 닦아 냈기 때문에 조금씩 기름이 없어진것 처럼 보이지만, 모래나 자갈을 손으로 한번만 파봐도 검은기름이 유전처럼 펑펑 올라옵니다. 

 

*썰물때 죽어라 닦아놓으면 밀물때 올라온 작은 방울 타르덩어리들이 그대로 바닥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지요.

 

 

 

저희 구기자포유는

고양시 자원봉사센터 인원들과 함께 45인승 버스를 빌려

태안군 모항으로 갔습니다.

 

바닷가에 왔는데,

당연히 코를 찌르며 우리를 맞아야 할

비릿한 '바다냄새'가 나질 않습니다.

 

대신 매케한 기름냄새가 반겨줍니다.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 '모항'입니다. 해안을 따라 검은 띠가 보이죠?  지금 물이 빠진 시간이라, 달라붙은 기름자국이 그대로 보입니다.

 그런데, 저 기름자국은 아무리 닦아도 잘 지워지질 않습니다. 이미 휘발성분은 다 날라가고 타르가 딱딱하게 굳어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지요.. 가서보니, 한숨밖에 안나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붙어 있습니다. 기름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사람들이 많은 곳 까지는 그래도 많이 제거가 되었더군요. 저희는 우측 튀어나온 곳을 돌아 뒷쪽으로 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들어 가는데만 30분이 걸립니다.

 

▲각자 자기가 닦을 헝겊을 포대에 넣어 가지고 갔다가 기름이 흠뻑젖은 포대를 다시 들고 나옵니다.

 

 

▲ 아니나 다를까, 조금 걸어들어가니, 완전 기름덩어리 바위들이 기름냄새를 뿜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 보았더니, 이미 여러번 닦은 흔적이 있었지만 밀물때마다 또 쌓이는것 같았습니다.

 

▲물이 닿지 않는 윗쪽의 바위 색깔과 비교해 보셔요...

가까이서 보니,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 처음엔 안타까운 마음에 바위위로 올라가서 정말 열심히 닦았습니다.

산에 다니며 익힌 바위타는 솜씨를 이렇게 사용하게 될줄이야.

 

▲ 그러나 조금만 파면 기름이 나온다는 사실을 잠시 후 알게 됩니다.

윗쪽의 자갈들은 그래도 많이 닦여 있지만...

 

▲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이후, 대부분 앉아서 바닥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와같은 효과적인 기름방제에 대한 교육이 단 5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 그저 도착과 동시에 헝겊들고 바로 현장으로 투입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일산에서 6시 출발하여 10시 20분에 모항 도착,

옷 갈아입고 현장으로 10시40분 투입 개시,

40여분 걸어서 11시 20분경 작업현장 도착,

 

기껏 2시간 10분 작업하고

 

1시 40분경 밀물이 들어와 도저히 작업할 수 없어서 현장철수,

다시 40여분 걸어나와

2시 20분 모항 집결 후 상경개시,

오후 6시 일산 도착.

 

왕복 8시간을 투자해 갔다가  겨우 2시간 작업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깊은 곳으로 걸어들어가면

당연히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짧아지겠지요...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필요하겠습니까.

 

.......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IMF 때 금붙이 모으는 국민의 저력,

월드컵 때 시청앞 광장의 붉은 악마 물결 등등..

우리 민족은 힘들때 뭉치는 저력이 있다는 등의 표현...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거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 세대가 '잠깐' 빌려쓰다 가는 '자연'에 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생명의 기원이자 모태인 '바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기름제거. 해안복구.

 

언제까지 해야할지 모르는 긴 싸움이 되겠지만

오늘 누군가 또 한사람이

하루를 희생하여 소중한 2시간을 바치고 온다면

회복의 시간은 그만큼 더 짧아질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소중한 연말의 값진 하루를 보내시길 기원드리며...

 

 

구기자포유 임직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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